11/05/2021
삼일장 중 첫째날
[조문 안내]
: 2021년 5월 20일(목)
오전 10시~오후 10시
: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19길 12
: 행화탕에 마음이 닿는다면,
남녀노소 누구나의 조문 환영합니다.
행화탕 (1958~2021)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 (2016.5.15~2021.5.15)
행화탕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합니다
[삼일장 중 첫째날 함께 하는 사람들 안내]
:오전 10시 ~ 오후 4시
선배 공동상주 : 남주경
:오후 4시 ~ 오후 10시
선배 공동상주 : 김서령, 민병은, 박지선, 서지혜, 안영노
:오전 10시 ~ 오후 10시
동료 공동상주 : 이희진, 한석경, 황보령
기록 공동상주 (글) : 김미교
기록 공동상주 (사진) : 송광찬
기록 공동상주 (영상) : 김선우(Hez Kim)
:오전 10시 ~ 오후 10시
행화커피 공동상주 : 김찬란, 이현진, 정혜민
행화식구 공동상주 : 주왕택
행화장례 상주 : 서상혁
* 행화장례 첫째날 그래픽
기록 공동상주 (디자인) : 김보휘(odd-hyphen studio)
[조문 시 유의 사항]
1. 평소 일상에서 즐겨 입는 옷을 입고
행화탕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해주세요.
2. 반가운 마음과 맑은 감각으로 행화탕의 모습을
직접 마주하여 온전히 기억해주세요.
3. 조의금은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성의껏 전해주세요.
행화탕의 기록에 대한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4. 행화장례 기간 동안 방문이 어렵지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을 경우,
댓글로 행화탕에 대한 첫인상과 기억 그리고
지금의 마음을 전해주세요.
5. 조문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합니다.
과거 목욕탕에서 몸의 때를 밀었던 분이든
예술로 마음의 때를 밀었던 분이든
오늘이 처음인 분이든
행화탕과의 인연 닿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6. 조의금에 대한 고마움을 약소하나마
작은 성의를 고민한 끝에 행화탕과
인연 깊은 답례품을 드립니다. 사양치 말아주세요.
행화환갑 행복목욕키트 리미티드 굿즈
(키고리, 때수건, 몸수건, 티셔츠, 머그컵, 유리잔) 중
몸수건, 머그컵, 티셔츠 택일 증정합니다.
7. 그동안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과 활동을
관심 깊게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1958년 태어난 행화탕,
2008년까지 몸의 때를 미는
목욕업으로 활동했고,
이후 2015년까지
몇 번의 전혀 다른 시도가 있었으나
오랜 기간 유휴공간으로 방치되었고,
2016년 1월의 만남이 인연으로
2월부터 준비해
5월 15일 개관했고
2021년 5월 15일까지
"예술로 목욕합니다"를 모토로
마음의 때를 미는
목욕업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행화탕이 속한 구역이
2009년부터 재개발 예정지로 되면서,
시한부의 삶을 살다가
2021년 5월 24일
그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일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행화탕이
환갑을 맞이한 해라,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의도 하에
행화탕의 복은 '행복'이라는 의미를
찾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별을 준비하면서,
행화탕이
그간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과
쌓아온 인연들과의 이별을
어떻게 맞이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다가
문득
행화탕과 제가 맺은
5년 4개월 간 인연은
'행화탕과 인연을 맺은 나의 운'이라는 발상 하에
'행운' 이라는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 행운은
저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예술로
자신의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누군가를 만났던 기억으로
누군가에게는 커피로
자신의 무언가를 마주하거나
누군가를 만났던 기억으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았을까
따스한 봄볕처럼 떠올려봅니다.
지나간 우여곡절과 시행착오
그리고 희노애락 모두 이제
한겨울 온 세상에 내려앉은
새하얀 눈 마냥
다사다난한 역사로
한없이 깊어지는 마음에
겸허하고 너그러운
눈짓을 배우는 듯 합니다.
행화탕에서 행복과 행운이라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까지
겹겹이 쌓여왔을 소소한 시간들이
한껏 출렁이는 파노라마처럼
폭풍 전야의 고요한 두 눈에
하염없이 흩날립니다.
그래서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마음에 그저 충실하고자 합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옅어지는 기억 속에서
언젠가 종종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예감을 예감하면서, 기억하고 기록하는 기획을
생각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때 모든 것의 확실했던 경계가
부질없고 애틋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스하고 생동했던 까닭으로
점차 불분명해지고
어느샌가 이젠 더욱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지금 이 순간, 다시 떠오르는 것은,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다는
한용운 시인의 시 어느 한 구절처럼,...
몸과 마음이 오로지 하나를 향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2020.5.11 서상혁